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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아교정을 시작하다

캐나다에서 치아 교정을 시작할 줄이야... 치아교정은 다른 사람 얘기인 줄만 알았는데 30대 중반을 향해가면서 내가 하게 되었다. 치열이 고른 편이라 딱히 문제가 없는 줄 알았는데, 최근 들어 눈에 보이는 문제점이 생겨 상담을 받았고 결국 교정을 시작했다. 치아 교정을 시작한 가장 큰 이유는 앞니가 흔히 얘기하는 "토끼이빨"이 돼간다는 것이다. 근데 앞니 두 개가 아니라 한쪽만... 왼쪽 치아들만 옥니처럼 뒤로 (안쪽으로) 쓰러지기 시작했다. 하루아침에 진행된 건 아닌데 최근 들어 눈에 더 띄기 시작했다. 느낌상 사랑니 발치 후 더 심해진 거 같은(?) 느낌. 이렇다 보니 한쪽 치열이 Crossbite 아랫니가 윗니보다 더 나오는 현상도 보인다. 상담을 받기 시작하면서 더 많은 문제들이 나오는데, 아랫니..

리뷰/치아교정 2019.12.28

2019-11-12 일상

80년대 90년대의 액션 피겨를 수집하는 남자 친구 때문에 가끔 쉬는 날이 겹치면 중고매장(thrift store)에 방문하곤 한다. 흔하진 않지만 운이 좋으면 오래 된 장난감이나 게임기를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참고로 우리나라로 치면 '아름다운 가게'와 같은 매장인데, 판매 상품은 대부분 기부를 통해 들어오기 때문에 판매 수익금 또한 기부가 되어진다. 지난 토요일 한 가게에 들어가서 여기 저기 돌아보고 있는데 갑자기 S가 오더니 자기가 한국어가 써진 컵을 발견했는데 저쪽에 무지 많다고 와보라는 것이다. 뭐지 하고 따라갔는데... 산록 우유와 둘리 우유 증정컵이었다. (너가 왜 여기서 나오는것이냐...0_0) 한두개도 아니고 저렇게나 많이 벤쿠버의 중고매장에... 순간 이상하면서도 신기하고 반가운 마..

캐나다 일상 2019.11.13

[국제연애] 생리 현상에 대하여 (feat. 더러움주의)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지만 S와 나는 이미 트림, 방귀를 튼 지 꽤 오래되었다. 확실한 거는 S가 먼저 방귀를 뀌기 시작했다는 거다. 이불속에서 방귀를 뀌었을 때, S는 냄새 안나는 단지 가스라며 나를 위로(?)했다. 나도 똑같이 방귀를 뀌기 시작했고, 요즘 우리는 예전보다 더 독한 가스를 뿜어 대기 시작했다. 그나마 예전에는 무독성의 마일드한 가스였다면, 지금은 너무 독해서 창문을 열어야 하는 수준에 이르렀고 너무 심할 때는 미안하다고 말하게 되었다. 아무래도 먹는 게 비슷하다 보니 향기도 비슷해지는 게 아닐까 생각이 든다. 흠... 나와 연애를 할 때 이 모든 방귀를 어떻게 참았던 건지... S가 커피를 마시고 Coffee Breath가 날 때 '입냄새'난다고 이제는 직설적으로 말해주고 있다. 한국어로..

2019-07-01 일상 (feat. Canada Day)

롱 위켄이다! 캐나다는 보통 월요일이 공휴일이라, 롱 위켄 (long weekend)라고 부른다. 월요일 하루 더 쉬는 건데 너무나 행복하다. 매주가 롱 위켄이었으면 좋겠다 ㅎㅎ 벌써 내일 이면 출근이구나. 금요일 저녁에 간단히 떡볶이를 해먹었다. 떡볶이 소스에 실패를 많이 했었는데 이번에 진짜를 발견했다. 물 대신에 멸치 육수를 넣고 연두 한 숟갈 추가했더니 뭔가 감칠맛이 난다. 연두 때문인지 멸치 육수 때문인지는 뭔지는 모르겠는데 암튼 스스로 감탄하는 국물이었다. 개취지만 밀떡보다는 쌀떡 선호. 밀떡은 쉽게 퍼지는 성향이 있기 때문에 국물을 졸이다 보면 떡이 그냥 만신창이가 돼버릴 때가 있다. S가 집에 돌아오면서 사온 체리들이다. 오카나간이라는 지역에서 가져온 체리인데 거기는 체리 농장이 있어서 체..

캐나다 일상 2019.07.02

인생은 뫼비우스의 띠

좀 이상한 소리일 수도 있지만 인생이 무엇이고, 불교에서 얘기하는 윤회라는 게 있을까 가끔 생각해본다. 만약 전생이라는 게 있다면, 아마 인생은 뫼비우스 띠와 같을 것이다. 비슷한 패턴의 인생이 반복되는데, 이걸 바꾸는 것은 쉽지 않다. 왜냐면 인간이 너무 무지해서 반복적인 실수를 또 하고 또 하기 때문이다. 이전 생에 깨달았다 하더라도, 깨달음을 지키고 다음 생을 살겠다고 결심을 하지만 다음 생이 시작되는 시점에서 그 모든 것을 잊어버린다. 다른 인생을 살 수 있는 기회는 3번 정도...? 총 세 번의 인생. 왜 세 번인지는 모르겠다. 모든 사람이 세 번의 기회가 주어지는지도 잘 모르겠지만. 이 뫼비우스가 완전히 끝나는 시점은, 모든 것을 다 알게 되었을 때 일 것이다. 안다는 게 정확히 무슨 의미인지..

[국제연애] 3주간의 짧은 헤어짐 후

우리는 캐나다에서 만났는데 그 당시 나는 학생 비자로 캐나다에 머물며 학교를 다니고 있었고. 내가 졸업을 한 후에는 캐나다에서 일할 수 있는 3년의 비자가 주어졌다. 졸업과 동시에 일을 시작했고 1년 후 아예 이민을 했기 때문에 비자 문제로 인해 국경을 초월한 장거리 연애를 해본 적 도 없었다. 나는 학교 입학부터 이민을 할 때까지 한국에 돌아가지 않았는데 영주권을 받은 그 해 4년 만에 한국을 가게 되었다. 너무나 오랜만에 가는 거라 3주의 휴가를 썼는데, 아마 S와 내가 떨어진 기간 중 가장 긴 기간이 되었다. 비록 3주간 떨어져 있었지만, 가끔 영상 통화도 하고, 주로 문자를 주고받았다. 드디어 다시 캐나다에 돌아오는 날. 비행이 도착 시간에 맞춰 S가 나를 공항에서 픽업했다. 아니 근데 고작 그 ..

캐나다 직장인 세금 전과 후 비교 (실수령액)

2년간의 유학 생활을 끝나고, 캐나다에서 첫 직장 생활을 시작하면서 페이에 대한 기대가 컸다. 한국에서 마지막 직장생활을 할 때와 캐나다에서 취업을 하기 전까지 공백이 너무나 길었기에, 월급의 소중함을 다시 깨닫고 하루라도 빨리 첫 출근을 하고 싶었다. 마지막 기말고사가 끝나고 약 일주일 쉬고 그다음 주 월요일에 첫 출근을 했던 기억이 난다. 지금 생각하면 뭐 그리 급했나 싶기도 하다. 73.28% 페이스텁(Paystub - 페이 명세서)을 보면 소득세 외에도 기본으로 CPP(Canadian Pension Plan - 국민연금)과 EI(Employment Insurance - 고용보험)가 있고, 회사의 복지에 따라 보험료가 더 있을 수 있다. 나의 경우 세금 전과 후를 계산해보니, 세후가 약 73.28%..

2019-06-22 일상

남자친구는 이번주 화요일부터 일주일간 부모님 댁으로 떠났다. 아쉽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혼자만의 자유를 즐긴다는 해방감으로 주말을 시작했다. 다음주 화요일쯤 온다고 한다. 남친은 나를 전혀 구속하진 않는다. 단지 우리가 같이 살고 있으므로, 얼굴을 자주 보기 때문에 가끔은 혼자만의 시간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금요일 퇴근 후 소파에서 한 2시간 가까이 자다 일어났던거 같다. 일어나자 마자 원래 계획대로 Liquor Store에 가서 와인을 한병 사고 핑거 푸드 식으로 먹을 재료들을 사가지고 와서 미드를 보면서 저녁을 해결했다. 나는 술을 엄청 못마시는데, 아마도 선천적으로 해독 기능이 굉장히 약하게 타고 태어난거 같다. 술을 조금 취하게 마시면 반드시 구토를 하기 때문에, 아주 적은 양을 마시는..

캐나다 일상 2019.06.23

2019-06-20 일상

목요일 저녁이다. 이번주는 꽤나 일이 바빴다. 외부 미팅이 두개였고, 내가 보통 맡지 않는 일도 도와야되는 상황이라 막상 내가 해야되는 일은 좀 밀리는 바람에 이틀정도 초과 근무를 했다. 30분 늦게 끝나는 정도로.. 집-직장-집이 반복되는 나날이다.. 집에 오면 만사가 귀찮고 소파에 앉아 시간 낭비를 많이 했는데, 좀 더 생산적으로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현재 맡고 있는 프로젝트 중 하나이다. 기존 건물을 개조하는 공사인데 기존 창고 용도의 건물을 오피스 공간으로 바꾸다 보니, 구조적으로 하중에 부담이 더 많이 가게 되기 때문에, 이걸 버틸 수 있는 Footing(기초?)을 더 크게 만드는 중이다. 콘크리트 슬랩을 쪼개서 잘라낸 후 철골도 보강을 한 후 다시 콘크리트를 붓고, 그 위의 슬랩도 원..

캐나다 일상 2019.06.21

내 친구의 커밍아웃

직장 동료이자 친구인 Y(여자)는 내게 오늘 커밍아웃을 했다. 누군가가 내게 커밍아웃을 한 적이 처음이라 어떻게 반응을 해야할지 살~짝 머리가 하얘지다가, 정신을 차리기 시작했을 때쯤, 혹시 내가 그 동안 말 실수 한게 없는지 재빨리 기억을 더듬어 보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내용은 나: 쟤 Dustin 게이야? Y: 왜? 모르겠는데? 나: 몰라 그냥 말하는게 되게 여자같애. Y: 그런가? 만약 게이면? 나: 나띵. 그냥 그런가해서 왜 직장에서 성소수자에 대한 개인의 감정/의견을 얘기하지 말라고 하는지 비로서 체감하게 되었다. 성소수자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 보다 훨씬 많이, 가까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나는 누가 동성애건 말건 내 인생이 아니라 내 알바 아니지만, 만약 혹시라도 내가동성애에 대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