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생각/국제연애 10

한국 드라마 시청 중

얼마전부터 우린 '닥터차'라는 한국 드라마를 넷플릭스에서 보기 시작했다. 10년을 캐나다에 살면서 처음 5-6년은 한국드라마나 음악 등 에 거리를 두고 살아왔었다. 글쎄 뭐랄까...이런 행동이 꼭 나의 영어 발전에 도움이 되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해소되지 않는 영어에 대한 장벽 그리고 뒤따르는 절망감, 낮아진 자존감에 의해 의도적으로 한국 컨텐츠는 멀리했었다. 그래도 네이버 다음 같은 온라인상의 한인 커뮤니티에 소속은 되어 있고 온라인 뉴스 기사나 한국의 가족들을 통해서 한국의 소식은 보고 듣고 있다. 최근 몇년간, 조금은 영어에 대한 자신이 붙은건지 아니면 포기를 한건지 뭔진 모르겠지만, 어느정도 내게 여유를 주기 시작했고 (자기 자신을 채찍질하는 스타일에서 벗어나고자 한다면 Subtle Art of..

2022 한국방문

어찌저찌하여 한국에서의 결혼식을 마치고 다시 일상으로 복귀한지 3일째이다. 도착이 벤쿠버 현지시간으로 오전이라 그날 바로 집에서 근무하겠다고 했는데, 비행기 시간 딜레이에 짐 찾고 집에 도착하니 거의 오후 3시가 다 되어 버렸다. 집에 오자마자 바로 밀린 이메일 확인하고 급한 업무를 보고 저녁이 되어서야 쉴 수 있었다. 그냥 차라리 하루 더 쉰다고 할걸 ㅠㅠ 현재 시차 적응 중이기는 하지만 바로 다음날 부터는 아예 출근을하니 어쩔 수 없이 적응하고 있는 반면, 짝꿍은 거의 10시간 이상 수면에 새벽에 자주 깨는 등 힘들어 하고 있다. 한국을 다녀온 얘기를 하자면, 일단 일가 친척들 앞에서 조촐하게 식을 올리면서 정식으로 소개를 할 수 있었고, 가족들도 짝꿍을 많이 맘에 들고 이뻐라 해주셔서 나도 기분이 ..

한국방문

결국 우리는 비행기 티켓을 구매했다. 드디어 "같이" 한국을 간다! 이번에 짝꿍과 한국행을 결심한 가장 큰 이유는 부모님께 인사 드리기 위해서. 그리고 나머지는 오리지날 한국 문화를 (특히 음식을) 소개하고자 함이었다. 단순 여행이 목적이라면 차라리 다른 나라를 가고 싶지만, 다른 나라를 가기전 일단 한국은 꼭 다녀와야 했다. 사실 나의 최근 6-7년간의 해외 방문은 전부 한국이었다....(몇 안되는 해외 여행 다른 나라도 경험해 보고 싶다. ㅠㅠ )우리 둘의 한국 계획은 약 3년전 코비드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바로 직전에 한번 취소되고 그 후 작년 가을에 홀로 한국을 다녀온 후, 다시 잡은 스케쥴이다. 아직 짝꿍을 부모님에게 조차 정식으로 소개한 적이 없어, (불효녀는 웁니다...) 방문 중 기회가 된..

동거에 대하여

이번에 남친과 같이 집을 구매하면서 부모님께 우리들의 동거 사실을 말씀드렸다. 부모님이 어떻게 반응하실지 몰라 꽤 오랫동안 고민을 많이 했는데, 아빠는 내가 결혼이라는 법적 장치 없이 남자친구와 집을 구매하는 것에 대해 조심스러워 하시며 결혼/동거에 대해 넌지시 의견을 물으셨다. 내가 동거 사실을 부모님께 처음부터 말씀 드리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부모님의 이해를 얻지 못할것 같은 두려움이 컸고 (어찌보면 부모님을 실망시킬 수 있다는 생각) 남친과 평생의 반려자가 될것이라는 100프로의 확신이 그 당시에는 없었기 때문이다. 또한 캐나다와는 달리 한국에서 아직까지 동거에 대한 시선이 부정적이고 특히나 여자라면 주홍글씨 같은 낙인이 찍히는게 두려웠다. 비록 내가 한국에 살진 않을지언정.... 재미있는것은 이..

[국제연애] 말다툼하다

잘 안싸우는데 그저께 별거 아닌걸로 싸웠다. 싸운 이유는 이러하다.. 내가 루미스파 충전을 할려고 충전기를 찾는데 이게 어디로 갔는지 감쪽같이 없어진거다. 자주 충전하는건 아니지만 충전하는 자리가 딱 정해져 있는데 이게 없어졌다. 한달에 한번정도 충전하기 때문에 오랜만이기 한데 여기 저기 왠만큼 찾으면 나와야 되는데 도대체 어디로 갔는지 알 수가 없었다. 속으로 짜증이 나 있는데 서랍이나 클로젯 어디를 열던 남친의 액션 피규어가 여기저기 가는곳!! 마다 다 나오는것이었다. 거기에 액션 피규어를 만들기까지 하면서 각종 Chemical 이나 만들기 툴 같은것들이 상자 여기저기에 담겨서 정리도 안되있고 널려 있어서 성질이 너무 나가지고 한소리 했다. 그리고 이런 작업을 주방 식탁에서 하는데 진짜 그러지 말라고..

[국제연애] 우리의 돈관리 (데이트 비용에 대한 생각)

캐나다인 남자 친구와 교제를 하다 보니, 우리의 생활방식 또는 데이트 방식에 대해서 종종 질문은 받곤 한다. 특히 경제적으로 우리는 어떻게 장을 보고 월세는 어떻게 내고 외식을 하게 되면 누가 계산을 하는지와 같은 돈 관련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모두 나의 지극히 주관적 경험과 생각이 들어간 글이니 부디 모든 국제커플들이 다 이럴 것이라는 일반화의 오류는 범하지 마시길 부탁드린다. 우리는 둘 다 30대 중-후반으로 각자 직장이 있으며 동거를 하는 중이다. 일단 기본 경제권은 각자가 관리를 한다. 나는 내 월급을 그는 그의 월급을 알아서 관리 중이다. 다만 우리는 서로의 연봉/시급에 대해서는 투명하게 알고 있는데 얼마 정도 매달 저축을 하는지, 현재 얼마나 돈을 모았는지 등등 일상적으로 편하게 얘기하고..

[국제연애] 생리 현상에 대하여 (feat. 더러움주의)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지만 S와 나는 이미 트림, 방귀를 튼 지 꽤 오래되었다. 확실한 거는 S가 먼저 방귀를 뀌기 시작했다는 거다. 이불속에서 방귀를 뀌었을 때, S는 냄새 안나는 단지 가스라며 나를 위로(?)했다. 나도 똑같이 방귀를 뀌기 시작했고, 요즘 우리는 예전보다 더 독한 가스를 뿜어 대기 시작했다. 그나마 예전에는 무독성의 마일드한 가스였다면, 지금은 너무 독해서 창문을 열어야 하는 수준에 이르렀고 너무 심할 때는 미안하다고 말하게 되었다. 아무래도 먹는 게 비슷하다 보니 향기도 비슷해지는 게 아닐까 생각이 든다. 흠... 나와 연애를 할 때 이 모든 방귀를 어떻게 참았던 건지... S가 커피를 마시고 Coffee Breath가 날 때 '입냄새'난다고 이제는 직설적으로 말해주고 있다. 한국어로..

[국제연애] 3주간의 짧은 헤어짐 후

우리는 캐나다에서 만났는데 그 당시 나는 학생 비자로 캐나다에 머물며 학교를 다니고 있었고. 내가 졸업을 한 후에는 캐나다에서 일할 수 있는 3년의 비자가 주어졌다. 졸업과 동시에 일을 시작했고 1년 후 아예 이민을 했기 때문에 비자 문제로 인해 국경을 초월한 장거리 연애를 해본 적 도 없었다. 나는 학교 입학부터 이민을 할 때까지 한국에 돌아가지 않았는데 영주권을 받은 그 해 4년 만에 한국을 가게 되었다. 너무나 오랜만에 가는 거라 3주의 휴가를 썼는데, 아마 S와 내가 떨어진 기간 중 가장 긴 기간이 되었다. 비록 3주간 떨어져 있었지만, 가끔 영상 통화도 하고, 주로 문자를 주고받았다. 드디어 다시 캐나다에 돌아오는 날. 비행이 도착 시간에 맞춰 S가 나를 공항에서 픽업했다. 아니 근데 고작 그 ..

[국제연애] 캐나다 남친 그와의 첫 만남

남자친구(S)와는 거의 4년 가까이 만나오고 있다. 처음 서로를 알게 됐을때는 이렇게 오래 만날 줄 몰랐는데, 나의 연애 역사의 최장 기록을 달성하고 있다. 나의 연애 이야기는 별로 특별한게 없지만, 그래도 우리가 처음 어떻게 만났는지, 어떤 일들이 있었는데 간간히 추억을 꺼내 기록 해보고자 한다. 나는 우리가 처음 만난 정확한 날을 기억하지 못한다. 남자친구도 마찬가지다. 다만 2015년 8월 말 이라고 기억이 나는데 아마도 26~27일쯤 되었던거 같다. 2015년 9월 학기 들어가기 전, 여름 방학 동안 나는 잠깐 동안 중국집에서 서빙 아르바이트를 했었는데 집과는 거리가 조금 있어서 지하철을 타고 한 정거장을 간 후 버스를 타야지 갈 수 있는 식당이었다. S를 처음 만난 날은 사실 내가 일하는 날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