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일상

한국 드라마를 보기 시작하다 (부부의 세계)

Amberrr 2020. 4. 7. 04:03

마지막으로 한국 드라마를 본게 언제 인지도 기억이 안 날 만큼 오랜시간 드라마는 손절을 했었다. 한국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 생활을 하면서 부터 드라마를 본적이 없는것 같은데 캐나다에 와서는 영어를 늘려야 된다는 압박감이 상당히 심했고 생활에서 느끼는 불편함이 많았기에 의식적으로 한국과 관련된 모든 문화 (책, 드라마, 음악 등등)는 거리를 두고 대신에 미드라던지 팝송 등 영미권 문화를 접하려고 의도적으로 노력을 많이 했었다. 참고로 영어에 대한 얘기는 따로 포스팅을 해야할 정도로 나의 이민 생활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 요인중 하나이다. 나는 외국의 문화가 더 좋다거나 우월하다는 생각이 아니라 단순 언어 습득의 과정으로 내가 선택한 방법이었고 이 과정에서 정서가 좀 피폐해진것 같다. 아무튼 영어권 다큐멘터리나 드라마는 꽤 많이 봤고사실 요즘도 보고 있다. 이런 습관이 나의 영어 실력 향상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는 측정 불가능 하지만, 지금은 그래도 처음 왔을때 보단 많이 편해진건 사실이다. (눈치가 늘었는지도...)


그러다보니 마음이 편해진걸까 아니면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한국이 더 그리운걸까...유튜브나 페이스북에 올라오는 예능 프로라던지 드라마를 10분 내외로 짧게 편집한 영상들을 가끔 접하면 보기 시작했는데, 최근 정말 대단한 드라마를 발견했다. 무엇에 홀린듯이 이건 봐야해!를 속으로 외치며 다시보기를 검색해가며 보기 시작했는데 그것은 바로 "부부의 세계"이다. 우연히 1회의 예고를 보게되었는데 그 다음 이야기가 너무나 궁금했다. 어제 바로 4회까지 하루만에 정속 주행을 하고 근처 살고있는 친구에게 연락을 했다. 정말 몰입감이 대단한, 반드시 봐야하는 드라마를 찾았다라고 얘기하며 추천을 했는데 이미 그 친구는 신랑과 매주 보고있다는것이다. 검색해보니 이건 이미 장안의 화자인 드라마인거였다. 



일단 배우들 연기가 너무 좋다. 참고로 내게는 배우 김희애, 박선영, 이경영님 말고는 전부 생소한 배우들인데 모든 배우들이 찰떡같은 캐스팅인거 같다. 연기를 다들 너무 잘하신다. 어찌보면 뻔한 불륜 소재의 막장 드라마인가? 할 수 있는데 왠지 모르게 이건 고품격이며 (이것이 김희애님 효과인가?) 탄탄한 스토리 라인. 여기 저기 반전이 나타나면서 더 빨려 들어가버렸다.  좀 더 검색해보니 Doctor Foster라는 영국의 드라마를 리메이크한 드라마라고 한다. 개인적으로 영국 드라마는 안 좋아하는데 부부의 세계를 다 보고 나면 영국 버전도 한번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총 16부작이라는데 다음주 5, 6회가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