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일상

COVID-19 (feat. 재택근무)

Amberrr 2020. 3. 22. 05:16

어제(수요일)부터 재택근무를 시작했다. 

자율적인 선택에 따른 건데 한 두 명 빼고는 모두 오피스에 나오지 않고 있다. 우리 회사뿐만 아니라 타 여러 회사들도 재택근무를 시작한 거 같다. 어쩐지 집에 오는 러시아워에 교통 체증이 전혀 없어서 이게  대체 무슨 일이지 했는데, 다들 회사를 안 가는 거였다...

 

그럼에도 현재 회사에서 근무를 하는 사람들은 집에서 일할 수 없는 테크니컬 한 문제가 있다거나 아니면 와이프가 집에서 일하는 걸 싫어하는 울 매니저... 재택근무 이틀째인데 나왔나 모르겠네. 아무튼 우리 회사가 하고 있는 공사 현장은 대부분 작은 규모라 계속 진행 중인데, 타 회사의 큰 타워 현장은 닫은 것도 있다고 한다. 아무래도 기존 스케줄에 비해 일이 느슨해지는 기분이다. 

 

이곳 벤쿠버의 커뮤니티 카페에 가보면 특히나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분들이 타격을 많이 입고 있는 듯하다. 캐나다에는 워킹홀리데이 비자 소지자가 많은데, 식당 일자리 찾기도 힘들고 기존에 일하고 있는 분들은 쉬프트가 줄거나 아예 강제 휴무에 들어가고 있다. 현재 많은 식당들이 문을 닫거나 아니면 픽업만 가능하다. 어린이집 데이케어에서 일하는 언니도 하는 말이 곧 센터도 문 닫을 것 같다고 하고. 뭔가 뒤숭숭하다. 집 근처에 있는 큰 몰이 하나 있는데 여기도 더 일찍 문을 닫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 솔직히 처음엔 별로 체감되지 않았는데 직접 영향을 받다 보니 이젠 느껴지기 시작한다.

매주 화요일에 가는 데일 카네기 수업이 있는데 무기한 휴강. 4월에 한국 가는 비행기표 취소. 요즘 들리는 말로는 국경을 닫았다고 한다. 이민자나 시민권자만 들어올 수 있긴 한데  문제는 캐나다 밖을 나갔다 들어오고 싶어도 비행기 자체가 별로 운항을 안 하기 때문에 들어오기 힘들 거 같다. 그리고 어제 일하다가 점심으로 햄버거 먹고 싶어서 근처에 있는 Wendy's에 갔는데, drive thru로 주문 또는 안에서 주문 후 픽업만 가능하다고 한다. 나의 교정 치과 예약이 5월로 미뤄졌다. 2월 초에 갔었는데 3월 4월 예약 다 취소되었다. 그리고 여기저기 사재기를 하는 사람이 많다. 완전 패닉 상태는 아니지만 텅텅 빈 진열대가 종종 보인다. 특히나 캔류, 면류 그리고 휴지. 휴지가 대체 뭐길래...

 

신기하게도 여기는 마스크 쓴 사람을 찾기가 힘들다. 우리 동네만 그런 건가? 내 생각엔 아마도 중국인이 많이 사는 리치먼드는 그래도 마스크 쓴 사람이 많을 것 같다. 마스크를 쓰면 예방 차원이 아니라 무슨 아픈 사람이라는 인식이 있어서 여기 사람들은 대부분 쓰질 않는다. 종종 쓰고 다니는 사람들도 있는데 전부 아시아인들 (아마도 중국인)들이다. 

 

오늘 해도 짱짱하고 엄청 날씨 좋은데 여전히 방콕이다. 정말 필요해서 나가는게 아니라면 집에만 머물고 있는 중이다. 얼른 치료제/백신이 계발되서 경제도 살아나고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