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때문에 곧 재택근무 3주 차에 들어가기 직전 금요일이다.
오늘 오전 회사 오너가 급 주최한 전 직원 미팅이 있었다. 물론 온라인/콜 미팅이었다. 미팅의 주된 내용은 앞으로 이러한 상황이 계속된다면 향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알림 (통보는 좀 부정적인 것 같고 알림?)이 있었다. 어느 정도 예상하긴 했기 때문에 그렇게 놀랍지는 않았는데, 불과 한 달 전에 사무실에서 파티하고 그러다가 이렇게 되니 참 어이가 없기도 하고 멍하다. 이 정도면 확실히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 세계 무대를 뒤집어 놓으신게 분명하다...
◀정부의 지원 정책 고려중▶
우리 회사는 아주 빠르면 약 한 달 반 후에 Work-Sharing Program이라는 것을 적용할 수도 있다고 한다. 어디까지나 상황이 더 악화되어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들이 중단되거나 아니면 클라이언트로부터 회사로 돈이 잘 들어오지 않는다는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한 회사의 계획이라는 것이다.
Work-Sharing Program 이란?
캐나다 정부가 시행하는 프로그램으로 신청 후 최소 30일이 걸리며 정부의 승인이 나게 되어 적용을 하게 된다면 직원들 근무 시간과 페이가 80프로로 떨어지게 된다. 사실 이 80프로는 회사 측에서 결정한 퍼센티지인지 아니면 정부가 결정한 숫자인지 잘 모르겠는데 내가 볼 땐 회사 측의 결정인 것 같다. 왜냐면 실제 정부 사이트의 안내에는 어떠한 퍼센티지가 정확히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아무튼 80%를 예를 들어 설명하면, 내가 평소 일주일에 40시간 100만 원을 벌었다 치자. 이 프로그램을 적용 후 32시간만 일주일에 근무하고 (일주일 40시간 x 80% = 32시간) 80만 원 (100 X 80%)을 받게 된다. 그럼 나머지 20프로는 어떻게 되는 것이냐? 이 나머지 20%에 대해서는 EI를 신청하여 일부분 지원을 받게 된다. (약 55%) 따라서 내가 받는 페이는 80 + 20*0.55 = 91만원이 된다. 즉 9%로의 삭감이 예상된다.
이 프록그램은 반드시 전 직원이 100프로 동의를 해야 신청할 자격이 되며 더 자세한 설명과 신청 조건에 대해서는 다음 링크를 클릭 ↓
https://www.canada.ca/en/employment-social-development/services/work-sharing.html
그리고 캐나다 회사는 RRSP matching이라는 게 있는데 내가 어떠한 퍼센티지만큼을 연금으로 넣게 되면 그 똑같은 금액을 회사가 지불해지는 제도이다. 일종의 복지로 보통 회사마다 이런 게 있는데 일시적으로 회사가 넣어주는 것을 중지한다는 것이다. 전체적으로 씁쓸해지는 내용들이다. 슬프긴 하지만 회사 측에서는 어느 누구도 해고하지 않기 위한 방안으로 이걸 택한 것이니 전례 없는 이 어려운 시기에 서로를 위해 이해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나 같은 사람은 그래도 지금 월세를 내고 살고 있지만, 모기지를 갚아 나가는 상황이었다면 그 심리적, 경제적 부담감은 훨씬 더 크게 다가왔을 것이다. 집이 없어서 불행인 건지 다행인지 뭔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집을 살 시기를 내년쯤으로 미룬 게 확실히 잘 한 결정이 든다. 나같이 경제에 대해 무지한 사람도 지금은 살 때가 아니라는 느낌이 온다.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정리해고▶
내가 일하는 건축 시공 분야 외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정리해고가 많이 일어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조금만 유튜브에 검색해보면 layoff 를 당했다는 분들의 영상이 올라오고 있다. 너무 마음이 무겁다. 코로나 이거 설마설마했는데 이럴 줄이야... 여기 사람들 아직도 마스크 안 쓰고 다니는데 미국이 이탈리아 같은 상황이 된다면 캐나다도 직격탄을 맞을 것 같다. 그렇게 될까 봐 조금 무섭고 불안하다. 그래도 4월이면 차차 나아지지 않을까 주문을 걸고 있다.
사실 정리 해고를 안 당하고 계속 일 한다 하더라도 고객을 계속 만나야 돼서 오피스로 출근하는 사람들은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불안해하고 있다. 최근 은행에서 일하는 친구한테 연락이 왔는데 자기네는 매일 출근한다고, 아마 은행 문 닫으면 사람들 난리 날 거라고 한다. 마지막으로 은행 방문한 지 오래됐는데 요즘도 열고 있는지 몰랐다. 요즘 워낙 온라인/모바일 뱅킹이 잘 발달되어 있고 아니면 전화로도 상담이 가능해서 설마 열었을 거라도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남자 친구도 며칠 쉬다가 오늘 다시 출근했다. 특히나 밖에서 일하고 노숙자나 술 취한 사람들을 상대하는 경우가 많아서 걱정이 된다. 회사에서 최소한의 마스크도 지급하지 않아서 불안해하는 모습을 보니 나도 기분이 영 그렇다.
재택근무하면서 꼬박꼬박 잘 챙겨 먹었더니 장본 게 벌써 다 떨어졌다. 내일 한인마트에 장 보러 간다고 했더니 남자 친구가 절대 가지 말라고 겁준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당장 요리 해먹을게 바닥이 나고 있어서 어쩔 수 없다. 부디 옮겨가지고 오지 않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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