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저찌하여 한국에서의 결혼식을 마치고 다시 일상으로 복귀한지 3일째이다.
도착이 벤쿠버 현지시간으로 오전이라 그날 바로 집에서 근무하겠다고 했는데, 비행기 시간 딜레이에 짐 찾고 집에 도착하니 거의 오후 3시가 다 되어 버렸다. 집에 오자마자 바로 밀린 이메일 확인하고 급한 업무를 보고 저녁이 되어서야 쉴 수 있었다. 그냥 차라리 하루 더 쉰다고 할걸 ㅠㅠ 현재 시차 적응 중이기는 하지만 바로 다음날 부터는 아예 출근을하니 어쩔 수 없이 적응하고 있는 반면, 짝꿍은 거의 10시간 이상 수면에 새벽에 자주 깨는 등 힘들어 하고 있다.
한국을 다녀온 얘기를 하자면, 일단 일가 친척들 앞에서 조촐하게 식을 올리면서 정식으로 소개를 할 수 있었고, 가족들도 짝꿍을 많이 맘에 들고 이뻐라 해주셔서 나도 기분이 좋았다. 영어를 전혀 안쓰는 가족들과 만나면서 어색해 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짝꿍도 잘 적응해 주고 엄마가 해주신 음식도 맛나게 먹어줘서 너무나 고마웠다. 한국의 반찬을 어쩜 그리 잘 먹는지 엄마도 무척이나 신기해하셨다. 그리고 아시아 여행이 처음인 짝꿍이 어딜 가나 신기해 하고 즐거워해서 나도 의욕 넘치게 여기저기 데리고 다녔다. 부작용이라면 너무 걸어 다리가 많이 아프긴 했지만...
식을 올리기 전에는 서울 위주로 많이 돌아다녔고, 식을 올린 후 부산을 2박3일로 다녀왔다. 캐나다에서 직장 생활을 하며 운전을 시작했고 걷는 양이 엄청 줄었는데, 이번 여행에서 매일을 만5천보에서 만8천보씩을 걸으며 죽는줄 알았다. 대중 교통이 잘 되어 있긴 하지만 역시 차로 다니는 것보다는 무리가.... 다음번에 간다면 꼭 운전면허증을 해가서 서울이 아닌 지방 곳곳을 다녀보리라 다짐했다. 약 일주일의 서울 관광 후 어찌보면 신혼여행을 부산으로 간 셈인데 나도 부산을 오래전에 가보고 안가봐서 조금은 막막했다. 다양하게 많이 다니지는 못하고 남포동쪽에만 머물렀다. 개인적으로 이번 여행에 가장 좋았던 곳은 아름다운 태종대였다. 탁 트인 바다가 바라보이는 전망이 최고였다. 부산을 다시 간다고 해도 꼭 태종대는 다시 들러보고 싶은 곳 중 한곳이다.
물론 이번 여행이 좋긴 하였지만, 한국 도착 이틀만에 든 생각: 나 아는 사람 없는 동남아 휴양지 가서 푹 쉬고 싶다ㅋㅋㅋㅋ 진짜 나도 다른 나라 가보고 싶다!! 한국에서 물론 가족들 얼굴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도 휴식이 필요하다고 느껴졌다. 2022년 짝꿍과 한국행, 2021년 홀로 한국행, 2018년 홀로 한국행, 2014년 한국행. 최근 10년동안 해외는 한국만 갔다왔다....;; 그나마 전에는 혼자갔지만 이번엔 짝꿍 데려가며 여행 플랜, 교통, 돈관리, 통역 전부 내 담당에 결혼식까지 하려니 숙제하는 기분이 든것도 사실이다. 아마 여행 가이드도 이런 기분일까?
아무튼 그 동안 미루어온 숙제를 끝냈다는 홀가분함도 있다. 언젠가는 꼭 같이 갔어야 했기에..
이제 차차 찍어놓은 사진을 올려봐야겠다. 별로 신기한 곳이 없어서 찍은 사진이 그닥 없지만 그래도 메모리 정리는 필요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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