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생각/국제연애

한국 드라마 시청 중

Amberrr 2023. 6. 1. 04:08

얼마전부터 우린 '닥터차'라는 한국 드라마를 넷플릭스에서 보기 시작했다. 10년을 캐나다에 살면서 처음 5-6년은 한국드라마나 음악 등 에 거리를 두고 살아왔었다. 글쎄 뭐랄까...이런 행동이 꼭 나의 영어 발전에 도움이 되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해소되지 않는 영어에 대한 장벽 그리고 뒤따르는 절망감, 낮아진 자존감에 의해 의도적으로 한국 컨텐츠는 멀리했었다. 그래도 네이버 다음 같은 온라인상의 한인 커뮤니티에 소속은 되어 있고 온라인 뉴스 기사나 한국의 가족들을 통해서 한국의 소식은 보고 듣고 있다. 최근 몇년간, 조금은 영어에 대한 자신이 붙은건지 아니면 포기를 한건지 뭔진 모르겠지만, 어느정도 내게 여유를 주기 시작했고 (자기 자신을 채찍질하는 스타일에서 벗어나고자 한다면 Subtle Art of Not Giving a F 라는 책 추천), 우연히 몇몇 드라마의 트레일러를 보게 되면서 찾아서 챙겨 보는 수준에 이르렀다.  

 

영어에 대한 간절함이 어느정도 떨어진 나와는 달리, 짝꿍의 한국 회화에 대한 관심도 살짝 증가한듯 하다. 내가 누군가와 한국어로 전화를 할때면 몇몇 단어들을 기억해 놨다가 무슨 뜻이냐고 묻고 했는데, 작년 한국을 다녀온 후 그의 관심도가 더 올라갔다. 따로 시간내서 공부하는건 아니지만 한국 회화를 익힐려고 하는 짝꿍은 왠지 모르겠지만 닥터차를 통해 '여보'라는 말을 습득했다. (레벨 1 상승). 흠 그리고 평소 나를 부르는 호칭 플러스 여보를 섞어 쓰는데...약간 기분이 이상하다. 뭐랄까 약간 중년의 부부가 된 느낌?? 근데 생각해보면 젊은 커플들도 여보라는 말을 쓰는거 같은데 아직 내겐 생소한 단어이다. 

 

짝꿍의 한국어 에피소드는 몇개가 있다. 가장 기억에 나는건  우리가 한국에 막 도착하여 공항철도를 타고 다른 라인으로 갈아탈때이다. 걷다가 에스컬레이터도 탔다가 다시 걷다가 그렇게 쭉 이동하는데, 짝꿍이 스쳐 지나가던 처음 만난 낯선 한국 군인에게 경례를 하면서 나즈막하게 충성이라고 하니 그 군인분도 웃으며 똑같이 충성으로 답해주었다. 장난섞인 그들의 인사에 나도 같이 웃을 수 밖에 없었다. 물론 그 이후로 지나친 낯선 군인들에게 모두 인사를 하진 않았지만 내겐 재밌는 기억으로 남아있다. (사족: 캐나다에서는 군인들이 절대 군복을 입고 돌아다니지 않음, 캠프 밖으로 나올시엔 평상복으로 갈아입어야 하기 때문에 누가 군인인지 파악이 불가능)

 

적당히 거리를 둬왔던 나의 문화. 내가 조금 여유를 갖으니 우리 둘다 즐길 수 있게되었다. 물론 영어에 대한 끈을 놓은건 아니지만, 이렇게 드라마를 같이 보니 우리 둘다 배워가는게 있는듯?ㅎㅎ 물론 좋은 단어만 배우는게 아니라 한국 욕도 배워서 부작용이 있긴 하다;; 드라마도 좋지만 범죄 다큐멘터리를 좋아하는 나와 그를 위해 개인적인 바람으론 '그것이 알고싶다'를 영문자막으로 보는 날이 오면 참 좋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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