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 주 초부터 폭염이 온다고는 들었지만 설마 이 정도 일 줄은 몰랐다. 지금 BC에서 거의 9년째 살고 있지만 이런 폭염은 경험해 본 적이 없다. 그냥 밖에만 나가면 공기 자체가 한증막 수준에 땀이 주룩주룩 흐르게 만든다. 설마 얼마나 덥겠어하고 아무런 준비도 안 했던 우리는 지금 쪄 죽을 지경이다. 다행히 선풍기 한대가 있긴 하지만 아무런 도움이 안 되고 있다. 그래도 없는 것보단 낫겠지라는 심정으로 계속 돌아가고 있긴 하다. 뒤늦게서야 에어컨을 사려고 알아봤더니, 전부 동이 났다. 사고 싶어도 사지 못하는 현실 ㅠㅠ 부랴부랴 인터넷 주문을 했는데 일주일 뒤 도착이네.. 흠.. 처음엔 일주일 뒤면 기온도 내려가는데 사지 말까? 했더니 7, 8월에 또 더워지면 어떡할 거냐는 말에 바로 질렀다. 월요일 비씨 주의 6월 온도 기록이 깨졌다고 하는데 진짜 너무 더워서 날씨로만 본다면 당장이라도 비키니만 입고 돌아다닐 수 있는 그런 날씨였다. "날씨로만 본다면"ㅋㅋ
우리 집은 침실이 꼭대기층 동향인데, 도저히 밤에 잘 수 있는 상태가 아니라서 매트리스를 가지고 거실로 내려왔다. 하지만 거실도 한증막이라 결국 오늘까지 현관 입구에서 잤다. 맨 아래층이 콘크리트 구조로 되어 있고 위의 층들은 나무 구조라서 현관 바닥이 제일 시원하고 insulation이 제일 잘 되고 있었다. 살짝 서늘한 공기가 올라오는 느낌이랄까. 바닥이 딱딱해서 좀 배기기는 했지만 그래도 잠은 잘 수 있어서 다행이다.
그나마 주말에는 집 근처 몰에가서 여기저기 구경 다니며 늦게 집에 들어왔는데, 월요일 집에선 이런 날씨에 근무가 불가능하다고 판단. 바로 사무실로 나갔다. 왔다 갔다 기름이 들긴 해도 근무 환경은 사무실이 짱. 퇴근하기 싫어지는 그런 날이었다. 그래도 집엔 가야 돼서 퇴근하려고 차에 탔는데 자동차 핸들이 너무 뜨거워서 소리 지르고 선글라스 꺼내서 얼굴에 쓰다가 또 한 번 충격 받음;; (여름에 선글라스 차 안에 두지 마세요ㅠㅠ) 에어컨이 어느 정도 시원해질 때까지 집게손으로 운전을 해야 했다. 다들 폭염이라 출근을 안 했나? 퇴근길도 많이 한산했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남자 친구를 태워서 바로 저녁을 먹으러 갔는데 월요일이라 그런지 식당도 문을 많이 닫았고 어떤 곳은 폭염이라 쉬다는 문구들이 문에 붙어있었다. 하긴, 이런 날씨에 불 앞에서 요리하려면 미치겠지.
사실 오늘(화요일)도 출근을 할까 생각했지만, 지난번 이직하기 위해 지원한 회사에서 스크린 인터뷰 전화가 온다고 해서 그냥 집에서 근무 중이다. 허무하게 10분 만에 통화가 끝나긴 했지만 뭐 그래도 오늘은 어제보단 조금 나아서 버틸만하다. 밖에 나무를 보니 바람도 불고... 오늘은 거실 매트리스에서 자고 싶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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