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생각/캐나다

일상에서의 감사함

Amberrr 2021. 1. 19. 14:05

월요일 저녁이다. 요즘도 재택근무 중인데, 일 끝나자 마자 마트에서 가서 장을 보고 저녁으로 닭볶음탕을 해먹었다. 이제야 앉아서 쉬는 중이다. 특별한 날은 아니었는데, 뭔가 느끼는게 있었다. 


오늘은 유난히도 근무하기가 싫었다. 집에서 일하기 때문에 운전하면서 왔다 갔다 하지 않아되고 가스비도 아끼고 잠도더 잘 수 있어서 좋은 점이 많은데, 월요일이라 그런지 아니면 갑작스럽게 이번주 까지 제출해야할 서류들 때문에 정신이 없어서 그런지 아침부터 좀 스트레스를 받았다. 


요즘 회사 생활을 얘기하자면...지금 다니는 회사에서 근무한지 1년반 조금 넘어가는데, 솔직히 말해서 일이 금방 익숙해져버려 지루함을 느끼고 있다. 예전 3년 다니던 회사랑 똑같은 직급에 똑같은 직무를 하다보니 처음 들어와서 새로 접하는 프로그램만 배우고 나니 사실 거의 새롭게 배우는것은 없었다. 얼마나 열정을 갖고 그 서류를 들여다 보고 건축적인 지식을 얻을려고 해야하는데 기본적인 이해만 하면 일하는데 문제는 없기 때문에 엄청난 열정으로 모든 서류를 다 들여다 보진 않는다...;; 나의 직무 자체가 메니저를 보조하는 역할이기에 메니저 만큼 프로젝트에 애착이 없고 오피스의 모든 메니저와 견적팀을 보조하다보니 그럴 시간적 여유가 없을때도 많다. 비유를 하자면 얖고 넓은 일은 두루한다고 해야하나..? 


여기서 딜레마가 발생하는데, 

1. 능력은 없으면서 좀 더 도전적인 일을 하고 싶음

2. 만약 그렇게 되면 책임감이 더 커지는데 약간 부담스러움 (아마 큰 프로젝트에 가장 깊에 투입되서 그런듯..)

3. 지금 하는 일은 어려운건 없으나 단순 문서 작업이 많음

4. 문서작업이 가끔은 너무 지루하고 왜 내가 이딴 서류 작업만 계속 해줘야되는지 혼자 폭발할때가 있음

5. 그러다가 (큰 프로젝트를 담당하는) 메니저를 보자면 난 저렇게 못할거 같기도하고

6. 좀 작은 프로젝트를 주면 나도 왠지 배우면서 할 수 있을거 같은데??

7. 그래서 작은 프로젝트 맡아 보고 싶다고 했지만 내가 좀 더 자신감이 있을때 다시 얘기하자함

8. 물론 보여지는 자신감 이런것이 부족해서 내게 기회를 안주는 것도 맞지만 또 다른 이유는

9. 매니저를 보조할 사람이 이 회사에 나 밖에 없어서 구지 내게 기회를 주지 않는거 같아서 짜증이남

10. 결국 회사는 내가 하는 일을 이어받을 새로운 누군가를 고용해야함


요즘 이런 심리상태를 왔다가 갔다리 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일을 자꾸 그만 두고 좀 쉬고 싶다는 마음도 들고, 올해 안에 다른 회사를 갈 생각도 들었다. 사실 내가 하는 일과 이 분야가 내 적성에 맞긴 할걸까??  라는 의구심도 들고 암튼 이러저래 마음이 흔들리고 있던 참이었다. 근데 오늘 저녁 준비를 하면서 통화한 친구와의 대화를 통해, 어찌보면 내가 불평하고 있는 이 직장 생활이라는 것과 월급을 받아 평범한 일상을 누리는게 너무나 당연하고 익숙해져서 그렇지 사실은 그 자체로 큰 소중함이고 감사해야할 것이라고 느꼈다. 불평만 하기 보다는 그 불평은 더 생산적인 면으로 돌려서 더 노력을 해야겠다. 아니라면 진짜 박차고 나와서 타 회사를 가건 아예 다른 일을 하던 행동으로 차이를 만들어 내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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