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달간 매주 한번 또는 두번씩 집을 보러다녔는데 드디어!! 타운하우스를 구매하게 되었다.
남친이 화요일, 수요일 평일에 쉬기에 나는 평일에 일이 끝나는 데로 바로 매물을 보러 다니고 집에오면 녹초가 되곤했었다. 이렇게 집을 보러 다니며 체력적으로 너무 힘들고 원하는 데로 되지 않아 스트레스도 받았는데 결국 원하는 집을 구하게 되서 너무 감사하고 한편으로는 얼떨떨 하기도 하다.
우리가 그 동안 오퍼를 넣은 곳은 총 6군데인데 대부분의 경우 Bid War가 생기면서 바이어들 사이에서 경쟁이 생겨났다. 사실 이런거에 휘둘려서 셀러만 좋은일 만들어 주고 싶지 않아 금액 조정 기회를 받았지만 전부 거절하고 빠졌다. 정말 거래 성사까지 가까이 간 경우가 한번 있었는데, 우리가 제시한 금액이 제일 높았지만 다른 바이어의 제시 가격이 정확히 우리와 일치한 경우였다. 어떤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셀러가 그쪽의 오퍼를 선택하였고 결국 우리는 떨어졌다. 이때 진짜 너무 화가나서 집구매를 가을쯤으로 미뤄야 할지도 진지하게 고민했었다. 하지만 포기 하지 않고 새로운 매물이 올라오는지 주시하면서 맘에 드는게 나올때까지 기다리다보니 결국엔 마지막 집을 찾게되었다. 최종 구매한 집은 예산에서 조금더 올라간 금액이었지만, 우리가 집을 볼때 중요시하는 부분들을 대부분 가지고 있었기에 이점을 감수하고 마지막 네고를 마쳤다.
사실 온라인으로 매물을 보다보면 정말 좋아보이는 집도 실제 가보면 실망하기도 하고, 또 그 반대의 경우도 생긴다. 내가 집을 보면서 고려했던 부분들을 나열하면:
1) 집의 온도 (냉난방)
가장 흔한 형태의 타운하우스는 직사각형 모양으로 양 끝에 창문 또는 발코니가 있는데 사실 내가 제일 선호한 방향은 남북으로 길게 위치한 집을 가장 선호하였다. 왜냐면 예전에 거실 발코니가 서향인 콘도에 살다가 여름에 너무 더워서 이사를 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에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있는데, 남북으로 난 집이라도 더운집이있고 동서로 위치한 집이여도 시원한 집이 있다는 사실이다. 바로 방향보다 더 중요한게 그 집의 주면에 나무라던지 다른 건물이 있어서 그늘이 생기는지 여부이다. 따라서 반드시 집을 방문해보고 해가 얼마나 들어오는지 얼마나 더운지 직접 느껴보는게 제일 좋다. 한가지 팁은 더운집의 경우 방문했을때 각각의 방에 에어컨이 설치된걸 쉽게 볼 수 있고, 이미 그 집에 들어섰을때 공기 온도 자체가 다르다.
<직사각형 모양으로 총 3층 형태의 타운하우스 평면도>
2) 조용한 집
남친의 직업 특성상 아침에 집들어와 잠을 자고 오후 2-3시쯤 일어나기 때문에 소음에 굉장히 예민하다. 그래서 되도록이면 아이들이 많이 없는곳, 도로의 차다니는 소리가 많이 나지 않는 곳을 선호했다. 우리가 방문했던 몇군데는 집 중에 학교가 바로 뒤에 있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경우 아이가 있는 집은 장점이 될 수 있지만, 우리처럼 소리에 예민한 사람들이라면 절대 피해야 할 곳이다. 또한 단지 내에서 도로를 바라보는 집들이 있는데 이런곳의 단점은 차다니는 소리가 나는 반면에 장점이라면 쉽게 스트릿파킹을 하고 집에 쉽게 걸어들어올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도로를 마주하는 집이더라도 작은 도로면 소음이 크게 상관이 없기도 한데, 이건 사람마다 기준이 다를것 같다.
3) 파우더룸 (세면대+토일렛)
타운하우스는 대부분 3층으로 이루어져있는데 1층 가라지, 2층 거실과 주방, 3층 베드룸으로 이뤄져있다. 근데 2층 거실+주방에 파우더룸이 없는 경우가 많다. 즉, 이 말은 손님이 방문한 경우 이들이 화장실을 이용하려면 3층 계단으로 올라가야 한다는 점인데 크게 어려운 일은 아니지만 3층의 사적인 공간으로 외부인이 올라오는걸 나는 별로 선호하지 않는다. 손님이 아니더라도 나 또한 대부분의 시간을 2층에서 보내게 될텐데, 화장실을 다녀올라면 계단을 오르내려야 된다는게 편리한 구조는 아니라서 2층에 파우더 룸이 없는 경우는 무조건 걸렀다. 사실 이 파우더룸의 존재 유무로 가격차이가 꽤 나며 만약 본인이 돈을 들여 없는 파우더 룸을 만들고자 한다면 꽤 큰 돈이 든다고 한다. 파우더룸을 만들수 있는 파이프가 이미 설치되어있다면 쉽게 만들지만 파이프 설치가 없다면 약 10-20k 정도 예상하면 된다고...
4) 전체적 레이아웃
위에 언급했듯이 집이 대부분 직사각형 모양인데, 어떤 집들은 그 폭이 굉장히 좁은 경우가 있다. 거실에 소파랑 티비를 놔야되는데 그 폭이 진짜 너무 좁아서 요즘 같이 50인치 60인치 티비를 높기에는 너무 가까운 느낌이 들수가 있다. 특히 캐나다는 전기나 가스 형태의 벽난로가 거실에 위치한 경우가 있는데 이런경우 티비를 난로 위에 놓게 되면 고개를 쳐들고 봐야되는, 이상한 각도가 나온다. 내가 얘기한 좁은 거실은 약 10.5'ft ~ 11' 사이로 이런경우 벽난로를 제거하는게 나을 수 도 있다. 벽난로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이 벽난로 때문에 거실 구조가 정말 난감한 경우도 종종 있다.
이 집은 난감한 거실의 한 예인데, 일단 문이 벽난로쪽으로 위치했다면 차라리 소파를 지금의 티비가 위치한 벽으로 붙이고 티비를 난로 위에 놓았을 텐데, 문을 사용할 공간을 남겨둬야 하다보니, 공간 제약이 생기면서 티비만 겨우 놓았고 결국 소파를 티비를 똑바로 바라보는게 아닌 90도로 봐야되는 위치에 놓게 되었다.
이 밖에도 사람에 따라 전망이라던지 위치(주변 편의 시설), 교통, 인테리어 상태 등등을 고려하게 되는데 나에게는 중요도가 야간 떨어지는 부수적인 요인이었다. 집을 보면서 느낀점은 100프로 완벽한 집은 없다는 것과, 그런집이 있다면 당연히 금액이 더 높아지기 때문에, 그 적정선 어디에서 반드시 타협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집 검사 및 법적 절차를 마치고 소유권 이전이 되려면 약 2달간의 시간적 여유가 있어서 지금 살고 있는 집주인에게 노티스를 주고 차차 짐을 싸기 시작해야겠다. 집을 소유하는게 하나의 꿈처럼 생각해왔는데, 막상 거래가 성사되어도 당장 이사를 간게 아니라 그런지 실감은 크게 나지 않는다. 아마도 이사를 마치고 나면 그때야 '아 이게 내집이구나'를 느끼게 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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