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생각/캐나다

캐나다로 이민을 온 이유

Amberrr 2019. 6. 15. 07:57

캐나다에서 이민자로 살아가는 한인들을 만나다 보면, 종종 듣는 질문이 '왜 이민을 결심했는가' 라는 질문이다. 아마도 낯선이를 처음 만나 이곳 캐나다에서 대화를 시작하고자 한다면 이것 만큼 흔한 공통점은 없을 것이다. 

 

사실 나는 2013년도 2월 캐나다에 도착했고 실제 이민은 2018년도 1월이다. 현지 도착 후 어학 연수 및 컬리지(2년 프로그램)을 들어갔고 졸업 후 1년의 경력을 쌓은 후에야 이민을 할 수 있는 충분한 자격이 완성되었기 때문이다. 이민 서류를 제출 한 이 후로는 약 4개월만에 바로 이민 승인이 완료 되었으니, 말로만 듣던 Express Entry라는 이민법이 맞긴 맞다고 느꼈었다. 요즘 이민국의 서류 처리 속도가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조건을 충족시킨다는 전제하에 이민이 나름보장(?)되는 나라임에는 틀림없다고 생각한다. 하도 미국와 호주 이민이 얼마나 어려운지에 대해 듣다보니 캐나다가 상대적으로 쉬운것이긴 하지만...아직까진 해볼만 하다는게 개인적인 생각이다. 

 

내가 한국을 떠나 캐나다에 온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는데 어떻게 보면 도피성 같기도 하고 오랬동안 가지고 있었던 외국 생활에 대한 갈망도 없지 않아 있었다. 그 당시 3년차 다니던 회사(건설 시공회사)는 월급을 많이 주는 편이었지만 야근과 주말 출근이 많고,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몇 매니저들의 꼰대를 견딜 수 가 없었다. 일에 대한 보람이 없었고 단지 하나의 부속품이 되어 내가 아니어도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에 매여있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결국 돈 버는 이유말고는 이 회사를 다닐 필요가 없다라는 지경에 이르렀고, 예전부터 꿈꾸던 유학을 결심하게 되었다. 사실 이직을 해도 되었겠지만, 여자로서, 앞으로 결혼 임신 출산이라는 과정을 거쳐 다시 직장에 복귀를 할 수 있을지...그것도 의문이거니와 돌아온 들 다시 그 속에서 버틸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좀 더 수평적이고 개인의 생활이 존중되는 나라로 가야겠다고 생각을 하면서 알아보던 중 영어권 나라인 캐나다를 선택했던 것이다. 

 

대학교 3학년때 호주에서 1년동안 워킹 홀리데이로 생활을 하면서, 처음으로 해외에서 살아봤고, 독립을 해보았고, 자유를 느꼈다. 그래서 그런가? 타지에서의 생활에 외로움 보다는 꼭 다시 와서 아예 살아 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하지만 그 당시 하우스 키핑을 하면서 든 생각은 절대 외국인 노동자로 (말 그대로 육체적 노동을 하면서) 살고 싶진 않았다. 정말 이민을 목적으로 캐나다를 간다면, 학위를 따고 캐나다 사회에 들어가야겠다는 나름의 계획이 있었다. 그렇게 한국을 떠났고 현지에서 학교 졸업 후 현재는 캐나다 사회에 들어와 직장 생활을 하고 있다. 일과 삶이 조화를 이루는가라고 묻는 다면 YES 라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진짜 시작은 직장에 들어오는게 아니라, 그 이후이다. 직장 문화라는 그 작은 틀이 아닌 캐나다 문화에 얼마나 융화되고 자연스럽게 섞일 수 있는지가 아주 중요한 관건이다.

 

이민을 온 것이 잘 한 결정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어떤 결정에는 항상 득과 실이 존재 하기에 결코 모든면에서 한국보다 캐나다 생활 더 낫다라고 말하기 어렵다. 나름의 극복해야 할 것들, 배워야 할 것들이 많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