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외에서 산지 어느덧 9년 차. 정말 한국에서 필요한 게 있으면 해외 배송을 이용해서 받아보는데, 꼭 필요했던 물건은 바로 "책"이었다. 학교 입학 준비를 현지에서 하면서 토플과 IELTS 문제집이 필요했는데 물론 현지에서도 영문으로 된 책을 구할 수는 있었지만 한국의 학습지 형태가 훨씬 잘 정리되어 있고 한국어 해석이 필요했기에 몇 권의 책을 주문해 보았다. 이게 바로 2013년도쯤 되는 거 같은데 그 당시 어느 온라인 서점을 이용했는지 조차 지금은 기억이 나질 않는다.
국내 온라인 쇼핑몰을 이용할 때 가장 큰 문제는 구매와 배송이 너무 까다로워서 주문을 망설이게 된다는 것이다. 워낙 오랫동안 웹사이트를 이용하지 않아서 계정이 휴먼 계정으로 변환되거나 아니면 새로 가입을 해야 되는데 가입단계부터 본인 인증을 요구하는 경우가 너무나도 많다. 이런 경우 본인 인증 수단이 핸드폰 또는 아이핀인데 당연히 한국 핸드폰은 없고 아이핀은 공인 인증서가 필요한데 이걸 받으러 영사관에 방문해야 된다. 아니 책 하나 구매하려고 영사관까지 가서 공인인증서를 받아와야 할 일입니까?? 영사관은 토요일에 열지도 않고 평일에 겁나 일찍 닫는데 퇴근하고 여길 어떻게 감..? 그리고 나는 밴쿠버에 살아서 영사관까지 한 시간 내에 갈 순 있다지만 BC주에 살지 않는 사람은 비행기 타고 와야 되는 거리인데? 아 진짜 이거 보고 속 터져 가지고 고객센터에 여권사진 찍어서 보내니까 국외 사는 내국인은 여권으로 인증이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개인정보 다 제출하고 여권 사진 찍어서 정보 일치하는 거 보여줬는데 왜 본인 인증이 안된다는 건지? 전자 상거래가 너무 까다롭다. 결국 남자 친구 이름으로 가입하고 남자 친구 여권사진 찍어서 남자 친구 이름으로 가입했다. 결국 결재는 내 카드로 하는 것이지만 왜 외국인인 남자 친구는 쉽게 되고 나는 안 되는 것인가...
결국 남자 친구 이름으로 사이트에 가입을 해서 책 결재 단계까지 갔지만 이 책은 해외 배송이 불가한 상품이었다. 이럴 경우 마지막 수단은 부모님 집으로 배송 후 아버지가 해외 택배로 보내주시는 건데 진짜 이렇게 까지 해서 사야 하나 생각이 든다. 그냥 차라리 올해 한국 갈때 사 가지고 오는 게 더 나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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